범죄도시3 관람후기
기존 수사팀에서 떠나 광역수사대에서 활동을 시작한 마석도(마동석 분)가 마약 유통 및 살인 사건을 맡게 되면서 일본의 범죄 조직까지 엮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을 파훼하는 내용입니다.
개인적인 관람평으로는 기존 1, 2편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아쉽습니다. 그저 시간 떼우려고 보는 오락용 영화로 치부하기에는 '진짜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가학적이고 잔인한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는 악역 배우들을 감상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는데 말이죠...
이번 3편에서는 너무 많은 캐릭터들의 개입이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뜨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그 요소를 매우 많이 남발하기도 하는데 개그는 재미있었습니다. 꼭 이런 영화가 무거워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전편에 비해 난잡한 등장 인물
범죄도시1, 2가 깔끔한 영화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악역이 여러 명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모든 내용의 중심이 될 정도로 많은 비중이 실려있는 악역은 딱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범죄도시1 편에서도 조선족, 화교 역할을 맡은 악역은 정말 많았지만 형사에게 잡히면서부터 역할을 다해 소모된 모든 악역들의 중심에는 장첸(윤계상 분)이라는 가장 나쁜 악역 딱 하나만 남아있었을 뿐입니다.
범죄도시2 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특히 범죄도시2에서는 영화 초반부에 거의 모든 악역을 소모시켰을 뿐 아니라 중~후반부까지 다른 악역을 전혀 등장시키지 않고 오직 강해상(손석구 분) 캐릭터만 비춰주며 정말 나쁘고 지독한 악역이라는 느낌을 심어주면서 이를 잡으러 가는 주인공의 모험이 더욱더 돋보인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 역할의 배우가 우람한 근육질의 마동석 배우님이든, 빼빼 말라 달리기조차 못하게 생긴 어느 배우님이든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주인공이 이기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기 때문입니다. 악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강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머리가 좋아서 주인공을 괴롭힐 수도 있으니까요.
범죄도시1~3편 모두 시작은 동네 가벼운 소란을 제압하면서 주인공이 등장하고, 모험 끝에 가장 나쁜 놈을 때려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끝나는데요, 같은 레퍼토리, 뻔한 클리셰, 개그코드를 남발해도 1, 2편은 재밌는데 3편은 아쉽게 느껴진 이유에는 주인공의 목적이 불분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2부작인데 그 중 1부가 범죄도시3 타이틀로 개봉한건가' 싶을 정도로 수많은 악역들이 그저 주인공 앞에 무너지며 가볍게 소모되었고, 이는 범죄도시1, 2에 비교해봤을 때 주인공이 메인 악역에게 상당히 고전하다가 '마침내' 이기며 관객에게 쾌감을 선사하는 것과는 거리가 다소 멀었습니다.
히어로 영화는 사실 히어로가 주인공이 아닙니다. 결국 주인공이 승리하는 영화 특성상 주인공이 얼마나 멋있게 나오든 영화 스토리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역은 악역이기 때문입니다.
범죄도시도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슈퍼히어로가 아니었을 뿐 사실 여느 히어로 영화와 다를 바 없습니다.
초능력은 없지만 스스로 영웅이기를 자처하는 '배트맨'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상단 사진의 두 악당(조커, 리들러)은 배트맨과 힘대결로는 절대 이길 수 없지만 다양한 퍼즐로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는데요, 이 난관을 헤쳐나가면서 성장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덩달아 긴장하고 몰입하게 되는 것이 이런 히어로 영화들의 특징입니다.
따라서 범죄도시 시리즈도 어차피 뻔한 전개와 뻔한 클리셰를 사용하는 영화기 때문에, 전편만큼 완성도 높고 비중 높은 악역 캐릭터를 잘 만들어 내는것이 시리즈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열쇠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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